바르셀로나 츄러스 맛집 2곳 내돈내산

바르셀로나 고딕 지구에서 츄러스 맛집을 두 곳 찾아갔다. 하나는 1968년부터, 다른 하나는 1941년부터 영업해온 곳이다. 같은 츄러스지만 두 곳의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바르셀로나 츄레리아

고딕 지구 좁은 골목을 걷다가 작은 츄레리아를 발견했다. Xurreria Manuel San Roman. 빨간색 “XURRERIA” 간판과 “Desde 1968” 문구가 눈에 띄었다.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위치: Carrer dels Banys Nous, 8, 08002 Barcelona

가게는 정말 작았다. 입구에서 주문하고 받아가는 테이크아웃 전용이었다. 메뉴판을 보니 츄러스 6개에 3.5유로, 핫초코 세트로 주문하면 5유로였다. 바르셀로나에서 이 가격이면 정말 저렴한 편이다. 기본형, 초코 츄러스, 크림 츄러스 등 종류도 여러 가지였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츄러스를 계속 튀겨내고 있었다. 쟁반 위에 갓 튀겨진 츄러스가 30개 정도 올려져 있었다. 황금빛으로 바삭하게 튀겨진 모습이 식욕을 자극했다. 한쪽에는 초콜릿 입힌 츄러스도 40개 정도 쌓여 있었다. 사람들이 계속 사가니까 금방금방 보충하는 것 같았다.

5유로 세트를 주문했다. 츄러스 6개와 핫초코가 나왔다. 종이 봉투에 담긴 츄러스는 아직 따뜻했다. 한 입 베어 물자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웠다. 설탕이 살짝 뿌려져 있어서 적당히 달콤했다. 너무 기름지지 않고 깔끔한 맛이었다. 핫초코는 진하고 걸쭉해서 츄러스를 찍어 먹기 딱 좋았다.

갓 튀긴 츄러스를 들고 고딕 지구 골목을 걸으며 먹었다. 바삭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걸으면서 먹기 좋았다. 5유로에 이 맛이면 정말 가성비 최고다. 좌석은 없지만 그게 오히려 이 가게의 매력이었다. 종이 봉투 들고 바르셀로나 골목을 걸으며 츄러스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란자 듈시네아

마누엘 산 로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츄러스 명소가 있다. 그란자 듈시네아. 1941년부터 영업해온 곳으로 마누엘 산 로만보다 27년이나 더 오래되었다. 아까는 걸으며 먹었으니 이번에는 앉아서 제대로 먹어보고 싶었다.

위치: Carrer de Petritxol, 2, 08002 Barcelona

골목 안쪽에 자리한 가게 입구에 ‘Dulcinea’라는 고풍스러운 간판이 보였다. 문에는 Xocolata, Xurros, Ensaïmada 같은 메뉴가 적혀 있었다. 마누엘 산 로만의 현대적인 느낌과는 달리 이곳은 정말 오래된 가게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클래식한 인테리어가 펼쳐졌다. 바 카운터와 파란색 타일 장식이 인상적이었다. 선반에는 각종 음료수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80년이 넘는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인테리어였다. 마누엘 산 로만은 테이크아웃 전문이라 서서 먹어야 했지만, 이곳은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좌석이 있어서 좋았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핫초콜릿 2잔과 츄러스, 오렌지 주스를 주문했다. 음료가 나왔는데 핫초콜릿이 진짜 진했다. 우리가 아는 코코아가 아니라 초콜릿을 녹여 만든 것 같았다.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될 만큼 농도가 있었다. 아까 마누엘 산 로만에서 먹은 핫초코도 진했는데, 이곳은 더 걸쭉했다.

츄러스 3개가 접시에 담겨 나왔다. 설탕이 뿌려져 있고 갓 튀긴 거라 따뜻했다. 우리나라 츄러스보다 훨씬 두껍고 속이 꽉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물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웠다. 마누엘 산 로만의 츄러스가 가볍고 바삭한 느낌이었다면, 이곳은 좀 더 묵직하고 꽉 찬 느낌이었다.

오렌지 주스도 생과일을 짜서 만든 거였다. 색깔부터 진했다. 달달한 츄러스와 핫초콜릿을 먹다가 오렌지 주스를 마시니 입이 개운해졌다. 츄러스를 핫초콜릿에 찍어 먹으니 정말 환상이었다. 바삭한 츄러스에 진한 초콜릿이 묻어 나왔다. 80년 전통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두 곳의 차이

같은 고딕 지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두 츄러스 맛집. 두 곳 다 맛있었지만 확실히 달랐다. 마누엘 산 로만은 가볍게 들러서 5유로에 츄러스 사들고 골목을 걸으며 먹는 재미가 있었다. 테이크아웃 전문이라 회전도 빠르고 가격도 저렴했다. 관광하면서 간식으로 먹기 딱 좋았다.

그란자 듈시네아는 앉아서 여유롭게 츄러스를 즐길 수 있었다. 80년 넘은 클래식한 인테리어를 감상하면서 진한 핫초콜릿과 묵직한 츄러스를 먹는 맛이 있었다. 가격은 조금 더 나갔지만 분위기 값을 했다. 관광에 지쳐서 잠깐 쉬면서 츄러스 먹기 좋은 곳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츄러스를 먹고 싶다면 두 곳 다 추천한다. 가볍게 먹고 싶으면 마누엘 산 로만, 앉아서 제대로 먹고 싶으면 그란자 듈시네아. 둘 다 가봐도 좋다. 고딕 지구 걸으면서 츄러스 투어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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