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

바르셀로나를 여행한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란블라스 거리 한가운데 자리한 라 보케리아 시장이다. 1840년에 문을 연 이 시장은 바르셀로나의 부엌이라 불린다. 오전 일찍 방문했는데도 이미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시장 입구

라 보케리아 시장의 상징적인 입구다. ‘MERCAT ST.JOSEP LA BOQUERIA’라고 적힌 원형 간판이 눈에 띈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장식과 박쥐 문양이 인상적이다. 이 간판을 보는 순간 바르셀로나의 미식 여행이 시작된다는 설렘이 밀려왔다.

입구를 통과하니 사람들이 가득했다. 양쪽으로 하몽 가게들이 줄지어 있고, 천장에는 수십 개의 하몽이 매달려 있었다. 이 풍경만으로도 스페인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하몽과 육가공품

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천장에 빼곡히 매달린 하몽들이었다. 붉은 조명 아래 금빛으로 빛나는 하몽들과 쇼케이스에 진열된 각종 육가공품들. 직원이 손님 앞에서 하몽을 자르는 모습도 보였다.

세칼로나 카탈라나라고 적힌 살라미들이 줄지어 매달려 있었다. 카탈루냐 지방 특유의 긴 살라미 소시지로, 빨간 포장지가 시선을 끌었다.

하몽을 자르는 전문가의 손길을 지켜봤다. 거대한 하몽 다리를 전용 받침대에 고정하고, 긴 칼로 얇게 썰어내는 모습이 마치 예술 같았다. 쇼케이스에는 여러 등급의 하몽들이 가격표와 함께 진열되어 있었다.

특히 주목할 것은 하몽 벨로타다. 100% 도토리만 먹고 자란 이베리코 돼지로 만든 최고급 하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진짜 벨로타 등급을 이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좀 나가지만, 숙소에서 와인 한 잔과 곁들여 먹으면 바르셀로나 여행의 백미가 된다. 꼭 소량이라도 구입해서 맛보길 추천한다.

치즈와 올리브

하몽 가게를 지나니 치즈 코너가 나왔다. 크고 작은 치즈 덩어리들이 가득했다. 블루치즈, 트러플 치즈, 염소 치즈 등 종류도 다양했다. MAS 브랜드의 포장 치즈들도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어서 선물용으로도 좋아 보였다.

형형색색의 핀초들이 진열된 모습을 발견했다. 새우, 문어, 올리브 등을 꼬치에 꽂아 만든 즉석 요리다. 칠판에 적힌 가격표를 보니 2유로 정도로 부담 없는 가격이었다.

도자기 그릇에 담긴 알록달록한 올리브들. 초록, 주황, 노란색 올리브들이 윤기 나게 빛났다. 스페인에서는 올리브가 그냥 반찬이 아니라 제대로 된 식재료로 대접받는다는 걸 실감했다.

시장 내부

시장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높은 철제 천장 아래로 수많은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쇼핑하는 모습이 활기찼다. 여러 매장 간판이 보이고, 곳곳에 BAR BOQUERIA 같은 바도 있었다.

견과류와 투론

견과류와 꿀, 터키시 딜라이트 같은 디저트들을 파는 가게도 있었다. 헤이즐넛, 아몬드 같은 견과류가 봉지에 담겨 있고, GIRAL 브랜드의 꿀도 보였다. 스페인산 꿀은 진하고 달콤해서 기념품으로도 인기다.

투론 시식 코너였다. 투론은 스페인 전통 디저트로, 견과류와 꿀을 섞어 만든 누가 과자다. 나무판에 작은 조각들이 올려져 있었다. 화이트 초콜릿, 피스타치오, 딸기 등 다양한 맛이 있었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니 꼭 맛보길 바란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특히 인기지만, 일 년 내내 판매한다.

‘Jaime Montse’라는 주스와 베이커리 가게도 눈에 띄었다. 형광 핑크색 가격표가 붙은 빵들과 컬러풀한 주스병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시장 구경하다 출고할 때 들르기 좋은 곳이다.

즉석 음식

튀김 음식 코너도 있었다. 치킨 핑거, 코케타스(크로켓), 새우 튀김 같은 즉석 음식들이 신문지로 만든 원뿔 용기에 담겨 있었다. 4유로면 한 봉지를 살 수 있다. 시장 구경하면서 바로바로 먹기 좋은 간식거리다.

소금 가게

마지막으로 발견한 것은 소금 전문점이었다. 투명한 시험관 같은 용기에 담긴 각양각색의 소금들. 레몬 소금, 허브 소금, 훈제 소금 등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10유로 정도면 구입할 수 있고, 가볍고 실용적이라 선물용으로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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